강욱순 자전 에세이가 말하는 세컨드 커리어 준비법
2026-10-06
강욱순 자전 에세이가 오늘 출간되면서, 은퇴를 앞둔 이들이 세컨드 커리어를 준비하는 방법이 다시 주목받고 있습니다.
강욱순 자전 에세이, 오늘 출간된 이유
열여섯 해 코치 생활과 열여덟 번 우승
삼성가 골프 코치로 열여섯 해를 보낸 강욱순 프로는 한국프로골프(KPGA) 통산 열여덟 번 우승한 선수이기도 합니다. 선수로 정점을 찍은 뒤 가르치는 자리로 옮겨 간 그가 오늘 꺼낸 건 우승 비결이 아니라 책 한 권이었습니다. 강욱순 프로의 자전 에세이가 오늘 출간됐고, 제목은 ‘강욱순답게, 강욱순처럼’입니다. 선수와 코치 시절의 성공 노하우를 다시 보게 하는 책으로 소개됐습니다.
은퇴를 앞두고 가장 막막한 건 실력이 아닙니다. 한 분야에서 오래 버틴 분들은 많지만, 그 경험을 다음 일로 옮기는 방법을 모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자기 이름을 그대로 기준으로 세운 제목이라는 점에서, 이 책의 제목 자체가 하나의 방법으로 읽힙니다.
오늘 저녁에 해볼 수 있는 세 가지
세컨드 커리어는 새 기술을 배우는 데서 시작하지 않습니다. 자기 기준을 한 줄로 적는 데서 시작합니다. 강욱순 프로의 책 제목이 자기 이름을 기준으로 세웠다는 점에서 이런 해석이 가능합니다.
첫째, 내 이름을 넣은 한 문장을 적어 보세요. ‘나답게 일한다는 건 무엇인가’에 답하는 한 줄이면 충분합니다. 길게 쓸 필요가 없습니다. 둘째, 그 한 줄을 지탱하는 기본 동작 하나만 고르세요. 골프로 치면 비거리가 아니라 그립에 해당합니다. 매일 같은 시간에 십 분만 반복하는 쪽이 부담이 적습니다. 셋째, 그걸 남에게 설명할 수 있는 형태로 적어 두세요. 설명이 안 되는 경험은 아직 내 것이 아닐 수 있습니다.

기술을 먼저 배우면 배울 게 끝없이 늘어나지만, 기준을 먼저 적으면 배울 것이 줄어듭니다. 다만 이 순서를 뒷받침하는 연구는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사람마다 맞는 방식은 다를 수 있습니다. 적은 걸 눈에 보이는 곳에 두고, 한 달에 한 번은 그 한 줄을 다시 읽어 보는 것도 방법입니다. 읽을 때마다 문장이 조금씩 바뀌어도 괜찮습니다. 오래 한 일에서 뽑아낸 기준은 원래 천천히 다듬어지는 법입니다.
열여섯 해가 남긴 근거와 비슷한 사례들
선수로 정점을 찍은 뒤 가르치는 자리로 옮겨 가면서, 치는 사람에서 설명하는 사람으로 역할이 바뀐 셈입니다. 그 설명을 열여섹 해 동안이 아니라 열여섯 해 동안 반복했고, 이번 에세이가 그 노하우를 다시 조명하는 계기가 됐다고 합니다. 비슷한 질문을 다룬 글이 어제 공개됐습니다. 하버드비즈니스리뷰가 고성과자를 진짜로 구분 짓는 요인이 무엇인지 따진 아티클을 게재했습니다. 관심이 재능에서 과정으로 옮겨 갔다는 신호로 읽힙니다.
사례도 있습니다. 수능 마흔닷새 전에 성적이 일곱 등급이던 수험생이 결국 서울대 치과대학에 합격한 역전 공부법이 어제 보도됐습니다. 짧은 기간이라는 조건이 오히려 핵심이었습니다. 시간이 없으면 전부를 손댈 수 없으니, 남은 걸 좁히면 기본만 남습니다.
전 리듬체조 선수 성현주는 아들을 먼저 떠나보낸 시기를 동기들의 도움으로 버텼다고 밝혔습니다. 혼자 버틴 게 아니었다는 점이, 기준을 적고 기본을 반복하는 일에도 그대로 적용됩니다. 옆에서 확인해 주는 사람이 한 명은 있어야 이어지기 때문입니다. 세 사례의 공통점은 더 하는 쪽이 아니라 덜 하는 쪽을 골랐다는 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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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지금, 그리고 한국에서는
비슷한 책 소식도 겹쳤습니다. 아흔한 살 윤재근 교수가 ‘장자’ 결정판을 새로 출간했는데, 그의 ‘장자’는 구십년대 베스트셀러였습니다. 자기가 쓴 책을 수십 년 뒤에 다시 손본 셈입니다. 매일경제 칼럼 ‘김유태의 라르고’는 다시 첫 페이지로 돌아가게 하는 책들을 소개하며 처음으로 되돌아가는 독서를 권했습니다. 세 소식이 끝내는 게 아니라 형태를 바꿔 이어 가는 방향을 가리킨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한국 쪽 사례도 있습니다. 퇴사한 뒤 플러스 사이즈를 위한 ‘XL 요가 클럽’을 만든 분의 창업 사연이 어제 보도됐습니다. 몸에 대한 편견에 맞선 인터뷰였고, 회사 밖에서 자기 기준을 먼저 세운 경우입니다.
세컨드 커리어는 새 운동을 처음부터 배우는 게 아니라, 쓰던 클럽을 들고 다른 홀을 도는 것에 가깝습니다. 코스가 바뀌었을 뿐 손에 익은 그립은 그대로 쓰는 셈입니다. 한국에서는 정년이 가까워질수록 선택지가 줄어드는 게 현실이라, 기준을 적는 일을 은퇴 뒤로 미루지 않는 편이 낫습니다. 열여섹 해가 아니라 열여섯 해, 아흔한 살, 그리고 퇴사 뒤의 창업까지, 전부 한 사람의 긴 시간이 바탕이라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책 한 권이 은퇴 뒤를 전부 바꿔 주지는 않습니다. 다만 오늘 적을 한 줄은 바꿀 수 있습니다. 그 한 줄이 남으면 나머지는 천천히 붙게 됩니다. 기준을 적는 데에는 돈이 들지 않습니다.
출처
- 강욱순 프로 자전 에세이 출간 소식 — seoul.co.kr — KPGA 통산 18승에 ‘삼성가’ 골프 코치 강욱순, 자전 에세이 강욱순답게, 강욱순처럼’ 출간
- 윤재근 교수 ‘장자’ 결정판 출간 — 조선일보 — 90년대 베스트셀러 ‘장자’… 91세에 결정판 낸 윤재근 교수
- 매일경제 칼럼 ‘김유태의 라르고’ — 매일경제 — [김유태의 라르고] 다시 첫 페이지로 돌아가게 하는 책
- 수험생 역전 공부법 보도 — 다음뉴스 — “수능 코앞? 뇌 바꿀 수 있다”…7등급→서울치대 간 그의 비법
- ‘XL 요가 클럽’ 창업 인터뷰 — ohmynews.com — '살찐 몸'이 어때서요? 퇴사 후 'XL 요가 클럽' 만든 이유
- 성현주 인터뷰 — mt.co.kr — 성현주, 먼저 떠나보낸 8살 아들에 눈물…"동기들 덕분에 버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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